공 준 2011.08.26 11:26


전시장을 무대로 옮기고 해설사로 시간과 무대를 공유하며 작가의 작업을 설명하는 듯하지만, 이런 유사-전시 관람 형태의 퍼포먼스는 거의 허구의 서사(진실을 무대에서 이야기함으로써 허구의 진실을 만드는) 같은 작가의 사실을 만들어 내고(스토리텔링), 작품의 혼합적 표면과 그 속의 이중적 전략 또는 장치로서 전략 등이 그 안에 담기게 된다.

작품은 무대 위에 고정된 채 놓여 있고, 무대로 그것이 들어옴으로써 오히려 이동 없는 제약된 신체 환경을 의식하며 중앙의 도슨트(오히려 더 작품으로서 주목을 끄는 측면이 큰)를 보며 작품에 의미들을 가져가게 된다.

이것이 작품의 특징이라는 식의 말은 이 작품에 대한 신비화 전략의 서사 층위를 띠고 있고, 또 한편 의미는 규정되고 주어지는 것(한편 의미는 규정하는 사람의 권력 의지가 담겨 있고, 한편 이는 이 안에서 특징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그 사람이 의도하는 구조 속에 일부분으로 이미 의미로 제시되는 것이란 것)을 의도하지 않더라도 너무 잘 말해 주는 것이다.

별 시답지 않는 것 같은 것에 대한 의미 부여는 미술관 작품이 어떻게 박제화되고 또 고정된 장소에서 있는 것 자체의 의미를 획득하는지를 은유하는 측면도 있고, 한편으로 특정한 장소성을 현시간과 결부지어 재출현시키고 담론화하는 요즘, 장소 특정적인 작업이 시간성을 띠는 예술의 한 경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일명 뻥의 서사는 안국동 정독도서관 앞 한 슈퍼 2층에서 한 번도 바깥에 나오지 않고 작업을 했다는, 그래서 마치 그의 작업을 그와 떨어져서, 처음 이 장소에서 특별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는 식의 전제가 이미 뻥의 가능성을 농후하게 함축하고 있는데(이 모든 게 사실이라는 것은 사실 연극의 리얼리즘이 사실 가장 현실을 잘 드러내는 것에 가깝다는 것, 결국 사실이 아니라는 것밖에는 아니라는 것을 되새김하며 이미 재현의 서사와는 전혀 다른 축에서 무대가 출발할 수 있음을 가리킨다), 그 그림들에 부여된 의미들이 생각보다 쉽게 의미 부여된 것임을 알게 하는 데서 오는 우스움이 있는 가운데, 작업은 그 서사의 늪에서 신비성을 띠고 드러나는데, 그림은 이중 제스처로 쌓여 있다.


아주 단순한 듯 그려진 조악한 그림들은 한국화의 여백의 미, 그리고 원근법을 무시한, 그리고 찢어진 눈을 만드는 기생 같이 칠한 눈의 공통 요소를 비롯하여, 또 아이와 어른의 구도 소싸움 등의 장면까지 어떤 한국적인 원형 코드를 차용하는 듯하지만, 아이와 할아버지의 구도에서 작은 아이가 큰 할아버지를 야단치는 것 같은 장면에서 아이는 기실 할아버지이고, 할아버지는 아이인 것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할아버지처럼 했다는, 그래서 아이와 할아버지가 뒤바뀐 상황이지만, 한편 할아버지가 할아버지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식의 이중 전략이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퍼포먼스의 이념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현실과 뻥, 현재와 증거들, 사유와 패러디들이 조합되는 매우 친숙한 듯 생경한 이 언캐니한 상황들이 갖는 특별한 매체의 아우라.

시답잖은 작품에서 의미가 부여되고, 또한 없는 작가(엄밀한 사실로는 등장하지 않은 작가)를 출현시키며 작가의 탄생과 존재의 의미를 작품보다 더 깊은 심층 코드에서부터 발현시키며 그것이 일견 뻥이라는, 그렇지만 이야기라서 주의 깊게 듣게 되는 수용의 과정 속에 오히려 시답지 않은데, 현실일 수 있어 뻥을 의심하지만, 뻥이라고 생각하며 진실로 듣는 가운데, 시답잖은 작품으로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일으키는, 역시 그림 속 할아버지-아이가 갖는 의미와 결부되며 이런 덧씌움의 의미 전략, 곧 도슨트를 통한 뻥의 서사를 통한 현실의 과정. 곧 본 것의 기시감을 확실하게 주는 것들을 재전유하는 전략(현실을 제시하되presentation, 하나의 시간 장에 엮음으로써 재현이라고 생각게 하는 제시)을 통해.

곧 여러 장치들을 통해 이 작품은 그 고유의 아우라를 발산하고 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만만한 것 같은, 그리고 익숙한 것 같은 모양새를 가지고서 무겁지 않게, 그렇지만 그 이야기에 한 사람과 그를 그리는 두 사람의 인생의 시간과 진실들이 묻어 있는 것 같은, 묘한 이야기 착상을 내면화하는 한편으로.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 『고래, 시간의 잠수자』전단 [출처=국립극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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