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1.08.24 00:45


음악은 시종일관 같은 조건을 제공한다(같은 조건의 제약을 건다). 극장 안에 있을 때와 극장 바깥으로 나가고 다른 건물로 들어갈 때가 같다. 음악이 재편하는 현재는, 엄밀히 음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음악이란 조건의 인공적인 환경 그리고 표적을 그리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과 더불어 시선의 차단이 곁들어져 신체는 속박된 환경을 제시한다.

반면 퍼포머들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손전등을 안무처럼 돌리면서 이동하는 빛의 기구와 일체화된 신체, 아상블라주된 인간을 만든다. 그리고 신체 감각을 부분적으로만 확대한 환경에서 이 음악과 시각의 작용에서 제한된 것만 봐야 한다. 실제로 그렇다. 음악은 짧은 단위가 반복되는 멜로디-리듬이고 멜로디도 리듬도 제대로 이루지 못 한다. 같은 공간을 빙빙 도는 것도 별 특별한 것 없다.

반면 이 평범한 멜로디-리듬, 악구를 채 형성하지 않는 두 개의 미숙한 악구를 덧붙이거나 조합한 것 같은 음악에 끼어드는 기표들이 초자아의 목소리 또는 코드 세계의 정형화된 규칙을 대변하는 인위적 목소리를 대리하되 현재를 지정하는 기표보다 우선하는 기의로서 기표가 한 순간에만 아니면 적어도 적은 횟수로 튀어나오고, 이의 긴 시간을 재편하는 연주의 양상, 프레이징을 만들게 된다. 사실 음악 역시 멜로디를 형성할 것 같다가 돌연 추락해서 다시 시작하는 통에 멜로디를 인식적으로 형성하려던 참에 다시 이전의 멜로디로 돌아가 있는, 그래서 익숙하고도 새로운 방식의 진행 양상을 가져가게 되고, 그 떨어짐과 시작함을 다른 층위로 벌려 놓음으로써, 또한 리듬 단위의 심미적 규격을 만들지도 않는다, 숨이 막힐 듯 풀어놓는 음악에 맞춰 ‘round’, ‘sunwise’, ‘vanishing point’ 같은 단어들이 반복되고 위치를 지정하고 특정하게 공간 속에 재편되는 퍼포머들과 공간 사이의 감각이 체현되고 이런 사운드의 공간과 신체의 지배는 하나의 밑그림을, 또 통제 조건들이 확실한 퍼포먼스의 과정들을 이어나가게 만든다.


 

 

▲ 『고래, 시간의 잠수자』포스터[출처=국립극단 홈페이지]

반면 빛을 들고 이동하는 사람들은 그 뭔가 에너지를 내지도 또 가두지도 않고, 그 안에 감염된 듯 가는 모습에서 전체적으로 빙빙 도는 움직임을 채택해 하나의 회오리와 같은 에너지의 내파가 짐작처럼 넘실댐으로써 에너지의 밀도를 유지한다.


그리고 어느새 바깥으로 어둠의 극장에서 빛이 출현하는 길을 따르던 퍼포머들과 같이 이동하게 되는데 음악의 감각은 그대로이고 신체는 멈추어 있다. 활동하게 됨으로 인한 제한된 신체의 유동성을 감각케 된다.

앞에서 넘실대듯 빛의 시선을 만드는 자동차와 손전등-사람들이 있고 공간은 한층 넓어졌다. 무서운 것은 결국 제시된 것만 본다는 것, 듣는다는 것이고 이런 빛의 돌림과 경로를 만듦으로써 곧 이동형‧간접적‧안내형 공연을 만들며 시선과 움직임이 속박된 상태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곧 국립극단 투어를 하고, 사람 없고 매우 특이한 물질 공간과의 조우를 하게 된다. 이는 국립극단이라는 생각을 남기지 않고 그저 오랜 건물 시선이 갖는 자유를 막는 안경 감각들을 제한해서 주체화되지 못 하는 자유롭지 못 하기에 매우 낯선 공간들을 더듬어 가고 있다는 것 정도의 경험으로밖에 이어지기 힘들다.


옥상에 도착했을 때 자동차는 여전히 돌고 있고 움직임의 대위법, 옥상에서 더 큰 장식화된 손전등을 흔들고 있고, 이들은 서서 한결 더 공간 전체를 지배하는 어떤 힘에 의한 영향을 가시화하며 있고 비로소 퍼포먼스는 끝난 상태에서 퍼포머로서 있던 관객은 퍼포먼스의 끝에 현실로 돌아오는 틈에서 스스로가 퍼포먼스를 했다는 것을 알지만, 반면 그 경계는 현실과 퍼포먼스 시간과 감각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하지만 다른 곳에 있었다기보다 어떤 지배에 의한 현실 감각의 재편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을 인지하며 여전히 그 크지 않은 전후 관계의 틈을 잇기 힘든 상태가 된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 『고래, 시간의 잠수자』전단 [출처=국립극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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