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8.05.27 00:59

▲ 황수현 안무, <우는 감각>: 퍼포머: 강호정, 손나예, 황다솜 © 조현우(Hyunwoo Jo)[이하 상동]

미술관은 3개층의 구역으로 분리되며, 이는 동시에 조망 불가능하다. 2개쯤 되는 공간에서의 퍼포머들의 행위를 볼 수 있을 따름인데, 이는 3개 구역의 퍼포먼스가 약간의 시차만을 둔 동시적인 상동의 것이라는 데서 이동과 정착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 관(람)객이 보는 것은 공간 안의 행위이다. 하지만 2개 층을 점유한 바깥으로부터의 시선은 관객을 그 안에 포함시킨다. 이 행위는 거의 정적과도 같고, 따라서 그 공간 안의 스피커로부터 나오는 소리는 다시 공간을 포화/포함시키는 어떤 매질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 스피커에는 하얀 천이 앞에 바로 놓여 있는데, 이로써 스피커는 직접적인 물질과의 접촉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은폐‘된’ 가시성으로 노출된다. 소리는 마치 독가스처럼 배어 나온다, 또는 공간 안에 스며든다.

애초에 행위들이 꿈틀거림 정도로 치환되는 것에 비춰 본다면, 관객이 볼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으며, 공간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이를 완성시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곧 행위하는 퍼포머를 지나치면서, 또한 지나쳤던 퍼포머가 동류적으로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를 점유하고 있음을 상기하면서. 이런 동일자적 위치는 이 퍼포먼스가 스코어에 기반을 둔 것임을 이야기하는데, 행위는 점차 소리 내기와 맞물려 벌어지고, 이런 소리와 행위의 단락과 접합의 기이함으로부터 스코어는 복잡해지게 된다. 가령 소리를 내며 무언가 행위가 벌어질 것임을 알리다가,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움직이고, 다시 소리를 지우고 움직임의 잔상만 남기는 식으로 소리-행위는 이어지는데, 다분히 이 소리 내기와 행위는 기계적이고 3개 층에서 약간의 차이를 두고 동조된다.

일종의 동조 현상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화성의 배치가 공간을 통합하고 있음에서 흥미로워지는데, (퍼포머의 스코어적) 행위를 지시하거나 또는 (관객에게) 행위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와 별개로, 이는 화음을 이룬다. 곧 사람의 소리를 녹음한 듯한 소리가 행위에 인접된다면, 이로부터 조금 다르게 변용된 소리는 음악에 가까우며 물리적인 단락 반대편에 이동과 기억적 판단에 의거한 공간의 연결과는 다르게 이러한 사운드는 비로소 온전하게 공간을 통합해 내고, 그 공간 바깥의 안전한 시야를 확보하게끔 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우는 감각>은 우는 퍼포머들의 행위를 극단으로 끌어올리는데, 이는 정서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데, 이어지는 움직임의 잔상과 기계적 반복과 같이, 어깨를 들썩이거나 하는 시작으로부터 분절화된 박자들의 계열로 구성됨으로써 ‘우는 기계’가 되는 퍼포머에 집중하는 것이며, 이는 관객에게 행위의 특이한 정동을 이룬다. 따라서 행위는 퍼포머의 감정으로 소급되지 않고, 관객은 퍼포머의 행위, 분절화된 리듬의 단위를 본다. 공간(화이트 큐브)에 분포된 소리와 행위는 그 봄과 들음을 뒤섞어 공간 안에 포함된 관객으로 소급시킨다. 관객은 각각의 블랙박스로서 자리한다, 유일하게.

스피커는 마지막으로 진동을 통해 플라스틱 천을 팔락거리며 우는 행위를 떨림과 물질적인 전파라고 지시하며, 공연을 상기시킨다. 결과적으로 ‘우는 감각’은 떨림이라는 행위의 지정으로 소급되고 또한 출발하며 그것은 스피커-천이라는 경계로써 바깥을 지정하지만(또는 바깥과 안을 전도시키지만), 그 사이에는 소리와 행위의 시차/간극과 연결/접합을 통한 공간 전체의 보기/듣기, 그리고 이동이라는 행위를 통해 구현된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사진=ONE AND J. Gallery

[공연 개요]
공연 일정: 2018년 5월 2일(수) - 5월 5일(토) 19:00, 20:30 (1만원/회당 7명)
스크리닝&리셉션: 2018년 5월 6일(일) 19:30(무료/50명)
공연 예약: https://goo.gl/5QcnH6
공연 장소: 원앤제이갤러리(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콘셉트/안무: 황수현
퍼포머: 강호정, 손나예, 황다솜
공간 디자인: 로와정
사운드 디자인: 홍초선
조명 자문: 공연화
비디오그래퍼: 엽태준
포토그래퍼: 조현우
그래픽 디자인: ant graphics
프로듀서: 신진영
협력: 원앤제이갤러리
후원: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무용수지원센터

 


 

Buzz this
me2DAY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mikwa@naver.com

[예술 현장에 대한 아카이브와 시선, 온라인 예술 뉴스 채널 Art Scene]
<Copyright ⓒ 2009 아트신 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