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7.09.15 12:46

 

 

 

 <닥터 포크트(Dr. Vogt)>(2010), 아트선재센터 3층[사진 제공=아트선재센터]

3층의 <닥터 포크트(Dr. Vogt)>(2010)는 선이 형성하는 것 배경과 그 안의 대상을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 포착하는 것에 가깝다, 실재에 대한 묘사나 재현의 일부라기보다 흩날리거나 부유하는 선의 일부로써 유격이 되는 공간을 드러낸다. 곧 창조된 공간, 현실에 가깝다. 가끔씩 중간의 선 일부를 덧칠해 강조함으로써 시선의 포인트를 흐트러지게 하는 효과를 주는 가운데 뜯어지는 선을 마감하는 듯한 일종의 천에 쓰인 바느질로도 비유가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 드로잉들은 야광의 분홍색 조명으로 마감된 공간에 현기증을 느끼고 그것의 자장 아래 보이게 되는데, 이는 그림 속 공간을 채우거나 그림을 완성하는 효과를 낸다. 곧 조명은 그림들을 채색하고 선이 그 채색된 공간을 둘러싸거나 그 위에서 작동하게 한다.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이 작업을 댄 플래빈의 미니멀리즘의 작업들에 비견하곤 했는데, 어쩌면 그림들 개개에 대한 세밀함과 구체성을 시험하기보다는 조명에 의해 어떻게 관람 환경과 그 속에서의 체험, 그리고 그림들이 미세 조정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마주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사진 좌측부터) <미스테리우스>(2017), <큐리우사>(2017), 아트선재센터 2층[사진 제공=아트선재센터]

한편 영상은 두 개가 앞뒤로 포진하나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드로잉과 같은 허름한 (그러나 풍부한) 신체와는 다른 외계인 같은 머리가 크고 팔다리, 몸통이 가늘고 작은 신체의 존재가 출현한다. 이는 마치 점멸하는 조명들 속에서 또는 그림자로서 그것들 사이에서 출현하는 신체[오른쪽 스크린, <큐리우사>(2017)]나, 또 육지로부터 떠 있는 행성의 얇은 껍질이나 껍데기 같은 빛의 둘레에 서서[왼쪽 스크린, 미스테리우스(2017)] 나타나는 존재는 이미지(환영)에 겹쳐져 있다거나 이미지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로써 이미지인 것을 지우는 실재(로서의 이미지)가 성립하는데, 그것이 공간에 유동하는 것 자체 말고는 어떤 의미도 맥락도 없는 작업, 마치 이미지와 실재의 경계, 이미지의 실재감이나 존립을 시험한달까. 곧 이미지에 대한 알레고리를 가상으로 나아가는 차원보다는 이미지의 실재적 체현 자체에 중심을 둔 것이랄까. 마치 실존주의적으로 가상의 존재가 성립하는 걸 목격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그것을 제대로 보기보다 빛과 경계 사이에서 스며들거나 새어 나오는 것을 확인하는 가운데.

p.s. 2층과 3층이 제작 시기나 매체, 작품의 성격을 등을 고려해 오히려 3층에서 2층으로 관람 순서를 정하는 게 좋을 듯도 보인다. 또는 3층의 작업들은 2층의 사전 밑그림, 지난 토대로 일견 생각되는데, 그런 점에서 2층에서 3층으로의 관람 순서는 3층의 작업들을 2층에 대한 레퍼런스쯤으로 돌리게 하는 위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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