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7.07.25 14:32

▲ 이제, <손목을 반바퀴>, 116.8 x 91.0cm, oil on canvas, 2017[사진=갤러리 조선]


1, 2층으로 구성된 전시는 2층의 <토기 이야기> 11개의 작품을 제한 한 개의 작업과 1층 전 작업이 전시 제목인 <손목을 반 바퀴>로 구성[총 27개의 작품]돼 있다. 사실 지난 이제 작가의 전시들에서 볼 수 있듯 옆으로 비껴 선 인물의 초상이나 토기로 지칭되는 괴상한 오브제들 등은, 전시 제목에 의해 새롭게 위치 지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견 전시 제목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지시하는 듯도 보이며, 한편으로 안무적 지침과 같은 수행적 행위에 대한 요구로도 보인다. 전자는 그림을 일종의 노동으로 치환하고 어떤 기본적 움직임의 단위를 조각하며, 사실적 알레고리를 그림 그리는 행위에 부여하는 것으로 보이고, 후자는 그림 그리는 행위와 같은 축자적 해석 대신 현상학적 개념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허공에 손목을 반 바퀴 돌리는 것만으로 어떤 바람과 공간의 전위, 또한 그 사람에 대한 집중 같은 것이 일어날 것이다. 손은 현상학자들에게는 실제 관계와 연대의 상징처럼 인용되고는 한다. 전자가 형식적이고 즉자적이라면 후자는 내용적이고 대자적인 관계 맺음의 정의에 가깝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해석은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곧 발견되는 손의 모습이다.
 
몇 개 되지 않지만, 이제 작품 속의 인물들은 마치 텅 빈 대상처럼 놓여 있는데, 포착되기보다 그 흐려지는 흔적을 간신히 붙들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이는 어느 정도는 진하지 않은 듯한 터치의 특질로도 색의 처리로도 볼 수 있을 것이지만 이는 물론 물리적 환원의 분석에 그친다. 이는 25번[작품의 제목은 앞서 말한 듯 동일하고 작품 규격에 따른 넘버링만 다르다는 점에서 번호로 작품을 이제부터 지칭하고자 한다.]에서 인물의 지워진 눈코입이나 16번의 왜곡된 눈에서 드러난다. 보통 동시대 작가들의 회화에서 대상에 대한 의도적, 자의적 변형은 회화적 재현의 환상을 메타적 관점의 장치로 옮겨가게 하는데('이것은 사실을 그린 전체!'로 확대되는 것에서 '이것은 의도적인 실험의 흔적을 드러내는 특질적인 것[=부분]!'으로 수렴된다), 그러한 16번의 시선의 찡긋거림과 같은 눈의 형식, 두 가지 레이어가 병존하는 표면과 안을 가져가는 8번과 같은 프레임 자체를 명시하거나 6번의 커다란 팔레트로 기능하는 거대한 손 하나나 15번처럼 그림 전체에 물감 덩어리의 질감을 드러내거나 한편으로는 적확하게 해독되지 않는 그리고 '토기'로 다른 작품들에서 지칭되는 13번의 기괴한 모양의 과일에 아마 다리만이 그 앞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외화된 자궁으로도 읽히는 대상의 상징적 측면까지 살피면, 이와 같은 회화에 투여된 어떤 특이점은 내용과 형식 들 모두 일관된 관점으로 꿰어지지 않는다.
 
6번처럼 손을 일종의 세계 자체로 제시하려 하지만 실은 물감의 질감을 확인하는 팔레트가 되는 것을 예외로 하면, 2번과 같이 어정쩡한 자세와 함께 손(목)은 자율적 동력으로, 멈춘 인물에 유일한 얼룩과 같은 힘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애초 제목이 작품들과 관계 맺으며 새로운 해석의 장을 벌린다는 전제는 아쉽게도 상당 부분 유예된다. 아니 그것은 이번 경우에 한한 한정적인 정의에 그칠 수도 있다. 반면 이는 다음 스텝의 새로운 대상의 세계에 대한 포착으로 확장될 여지를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제 작가에게는 인물에 대한 것이나 대상에 대한 것으로 한정되지 않는 어떤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2층 전시의 <토기 이야기>는 앞선 기이한 대상들의 개성 없는 나열로도 읽힌다. 또는 박물관적 유물과 같이 고고학적 대상으로도 보인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이 대상들이 '토기'로 정의/한정됨으로써 재미없어지는 것으로도 보인다(어쩌면 2층에서의 지난 연작을 이번 전시 제목의 새로운 명명 아래 포함시키려 하다 남는 우가 아닐까).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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