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6.01.22 10:24


<거의 일치> 포스터 [출처: 가변크기 페이스북]


제목이 가리키듯 이번 전시는 결과의 제시 측면보다는, 과정에서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 대한 초점을 묘사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사실상 우정을 전제로 한 여러 명의 논의자가 하나의 합의로서 전시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크레디트의 명기와 드러나지 않는 아티스트 피의 합리적인 적용의 합목적적인 과정의 일환으로 수렴된다. 어떻게 보면 작업의 결과는 이미지가 아닌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것의 결과이자 작가의 이름값에 다름 아니다. 거기에 더해 작가의 참여했다는 나아가 합의했다는 의식이 결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의 합리적인 분배로서, 노동과 역할에 대한 정당한, 동시에 모두가 납득/이해 가능한 비용 산출/책정은 지원금 내에서의 삶/생존의 모색이란 하나의 전제에 포섭된다. 그리고 이는 다시 우리의 생존이 주어진 조건을 뛰어넘을 수 없음을, 그리고 그 조건이 지원금 외에 다른 가능성을 타진하기 어려움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상 엄아롱 작가가 자신의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이 작업을 그와 연대한 동료 작업자들과의 평등한 몫으로 분배하기 위해 비가시적인 차원에서 지원제도와의 일치된 합의를 이끌어내야 했음은 어느 정도 추측 가능한 사실이다(왜냐하면 지원제도는 이미 구체적 계획을 작업 사전에 미리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빈 문에 박은 우주 사진'의 경우, 빈 문은 사진을 위한 프레임으로 작용하는가, 아님 사진은 빈 문의 배경 이미지로 기능하는가의 물음은, 형용모순인데, 실상 두 명의 작가가 각자의 크레디트에 각자의 책임과 저자의 이름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는 두 저자가 있는 가운데, 마치 그것이 하나의 작업임을 은폐하는 듯하다. 하나의 작업에 대한 판단은, 곧 두 작가에 의해 판단 유예되는 작업은 작가의 상대방을 향한 저자의 권리에서 선이 그어지는 가운데 미뤄지는 것 아닐까. 곧 여기서 작업은 누구의 소유인지가 역설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권리를 제하고 본다면, 전시는 하나의 사진(가의 태도와 관점)이 누벼지는 하나의 독특한 사진전으로 읽히며, 분할된 파편들의 조각들의 총체를 다룬 나머지 사진들과 달리 우주를 싸고 있는 문이라는 총체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기이한 상상력의 발동으로, 한정된 공간 안의 계단이라는 설치 자체를 다시 분절해 미시적 조각들이 헝클어지는 것과 다른 감각을 수여한다. 역설적이게도 전자가 하나의 총체를 분리, 조합한 것이라면 후자는 거미줄과 같은 여러 땅 위에서 찍은 각각의 여러 사진을 우주와도 같은 매끈한 총체로 이은 것이다. 이는 사진상에 나타난 거대한 설치물의 일부이며 실제 크기는 더 작다고 할 수 있다. 

 

전시장 중간에 놓인 엄아롱 작가의 지난 작업의 결을 한데 확인할 수 있는 다섯 개의 다른 카탈로그를 통해 본 엄아롱 작가의 작업은 흥미로웠는데, 버려진 것들을 가지고 다양한 조각 설치 작업을 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은 인터뷰 형식을 통해 구성됐고, 이는 엄아롱 작가를 구성해 나가는 또 다른 시선의 개입을 엿볼 수 있는 부분ㄴ이다. 어쨌거나 이번 작업은 엄아롱 작가의 개인전에서 파생되어 엄아롱 작가의 적극적인 유대 관계의 시도로 인해, 엄아롱을 비롯한 분배된 주체들이 구성/생성한 전시라는 점에서, 개인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엄아롱 작가 작품의 실재는 오히려 과거 그의 작품이고 이는 사진으로 재구성/재조합된 부분으로 대부분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물론 문틀이라는 일부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살아남기의 방식은 분배적 연대와 이름의 평등으로 인해 구가될 수 있는 부분인가, 그에 대한 판단은 전시의 취지와 의도, 출발선상, 과정 모두를 집약하는 한편 이 전시가 하나의 예술계가 처한 현재적 상황과 대안에 대한 하나의 징후를 감지하고 결정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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