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5.05.08 16:58

ⓒHeine Avdal

장소 특정적인 퍼포먼스로 지시된, 공연은 입국 수속 서류를 작성하듯 자신의 정보를 써내어 일종의 통과 의례를 거치며 임시적인 자아 정체성을 형성한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근무하는 축제 스태프 사이에서 이곳을 찍은 주변 광경들을 통한 재현된 내비게이션으로 현재 위치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공연을 관통하는 애니메이션은 지시하는, 현장의 오브제들을 반쯤 덮어 그것의 윤곽으로써 그 사물의 반절을 완성한다. 구성된 현실을 지시하는 에이 포 용지의 불투명한 표식들은 앞서 가는 퍼포머의 흔적으로 들어오는 셈으로, 아날로그이자 재현된 사물의 일부 스케치는 현실을 증강한다고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생기를 띤animated 것’이라면, 동시에 ‘연속성’을 띤 생명체animal라면 이러한 사물-종이의 연속의 흐름을 만드는 퍼포머의 동선 유도가 애니메이션-현실의 시간을 가동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도한 문래예술공장 스태프 사무실에서는 사물 주변으로 미세한 사운드를 걸어놓아서 재현된 사물의 사운드의 실감을 더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비가시적인, 은폐된 작용의 일부이며 현실을 애니메이션으로 바꾸는 장치dispoitif의 일환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자동으로 작동하는 듯한 사물들의 우주는, 앞서 원격 조종되는 내 앞에 펼쳐지는 컴퓨터 화면과 같이 의도된 그리고 통제된 비가시성과 앞에서 마구 움직이는 사무실 직원을 가장한 퍼포머들의 결코 완전히 섞이지 않는 혼란이, 결코 현실이 아닌 영화 같은 장면으로, 그럼에도 동시에 내 앞에 펼쳐지는 부인할 수 없는 실제의 장면으로, 혼합된다. 그러니까 퍼포머들은 사물에 응대하는 부차적인 존재로 전락하며, 그것과 가깝고도 결과적으로 먼 관객으로서 체험은 이 사물이 연원하는 바의 부정확하고 은폐된 경로를 그들의 혼란의 연기에 의해 어느 정도 잊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가상 현존을 위한 현존의 연기/연기가 있는,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현실에 기대 기능하는 것처럼, 현실과 재현을 반쯤씩 뒤섞어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그 이미지들이 뽑혀 나오는 것은 달라진 장면들의 연속으로써 착시의 동적 연속 풍경을 만들기도 했고, 또한 마술처럼 나타나게 하여, 즉시적으로 생성되는 듯한 착각을 가져가게끔 하려 했는데, 이는 전송된 이미지, 곧 현존의 근거를 이 안이 아닌 바깥으로 두는, 가령 처음 사무실에서 부재하는 자의 현존을 체감하는 것과 같이, 이 바깥을 상정하게끔 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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