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3.08.18 06:09






▲ <현상에서 흔적으로>(: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작품을 이룬다)7/15(월)일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김구림 초대전> 기자간담회 당시 촬영 (이하 상동)


정말 다양한 작품들로 이뤄졌다. 회화는 물론 설치미술·퍼포먼스·필름까지 다룬 작가의 작업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한편 개념적인 측면을 담고 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커다란 설치미술들이 ‘시원하게’ 자리하고 있다. 말 그대로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 중 하나인 얼음이 녹는 1970년 작업이 다시 제작된 <현상에서 흔적으로>가 있다.


 1964년 발표한 <태양의 죽음>은 검은 비닐로 감싼 나무 패널에 불을 붙이고 어느 시점이 지난 후 담요로 덮어 불을 끈 뒤 완성되는 작품으로 행위가 작품에 결부되어 있다.


 전시 구성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음향적인 측면인데 <24분의 1초의 의미>를 비롯하여 슬라이드 넘기는 소리가 전시장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한편, 그의 작업도구들과 당시 이슈가 됐었던 기사들 스크랩도 많은 편이다.



<음과 양>(2013)을 보면 부처 얼굴에 홍조가 있고 뒤 영상에는 순간 멈추며 부처 얼굴이 겹치는 순간도 있다. 영상은 제작 시기가 꽤 오래 된, 따라서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작품으로 시각에 따라 절합 구도를 이루도록 배치된 것. 큐레이터 말을 따르자면 영상은 부처의 아우라 내지는 부처의 머릿속 생각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김구림 작가는 1936년 경상북도 상주 출생으로 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스스로 독자적인 창작의 길을 개척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김구림 선생 작품은 60년대 말 70년대 작품인데 지금 봐도 아방가르드하고 진취적이며 실험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서, 젊은 학생들이 와서 볼 때 미술사에 피카소의 미술 내적인 혁신, 뒤샹의 미술 외연을 확장시킨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다면, 김구림의 작업은 미술의 정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전한다.



제4집단 형성시 일렉트릭 아트 등 다양한 작업을 했다. 혼자 작업하느라 처음에 애를 먹었고 전문가와 협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정부의 제재가 심해 잡혀가기도 하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도 하고 6개월 정도 담당형사한테 미행을 당하기도 하고 결국에는 본인을 포함해 제4집단이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됐고 1년이 채 못 돼 작업을 그만 두게 됐다.


작가의 작업은 상당한 분량인데, 그 많은 작업을 일일이 제목을 붙이려니 보통 일이 아니어서 ‘모든 게 음양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전제 아래 음양에 알파벳과 숫자를 덧붙여 지역·연도를 나타내며 작품 이름을 각각 정했다.


<24분의 1초의 의미>는 옷을 벗는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인 인상을 줘서 누드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하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19살 처녀를 등장시켜 하루 일과를 무미건조하게 보내는 하루일상을 담았는데, 촬영 도중에 모델이 도망가 버려 완성하지 못했다가 이후 16미리 필름으로 재편집해서 만들게 됐다. 영화계에서 영화 관련 좋지 않은 소식이 도는 통에 편집을 해주겠다는 데가 없어 슬라이드 300개와 프로젝트 5대를 준비해, 직접 편집도 맡아서 하게 됐다. 이를 이번 전시 큐레이터인 서울시립미술관 신은진 큐레이터가 16미리 필름으로 출력을 제안했고 이는 네 개의 에디션으로 만들어졌다.



“라디오도 없었던 시절과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보고 할 수 있는 시대의 차이를 전하며 모든 인간들이 살아가며 시대가 변하면 그에 의해 사고도 변하게 되어 있다. 한 작가도 인간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생각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고 작품 역시 자연의 영향과 그 시대의 이해를 가지고 변화하게 된다.” 


김구림 작가는 메이저 화랑에서 탐을 내고 하는 미술가들이 60년대 작업을 완성했다면 그것이 변하지 않는 데 비해 자신의 작업은 형식도 없고 늘 변화했다고 전했다. 


광목으로 전시장을 싸는 작업은 26시간 만에 강제 철거당했다. 얼음을 설치한 <현상에서 흔적으로>는 당시 물이 녹아 다른 작업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전시가 거부당했지만 이번에는 설치됐고 물이 녹는 것을 방조하기로 했다. 프로젝션으로 촬영 후 얼음이 다 녹더라도 그 과정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반면, 이는 피치 못하게 작품에 후차적으로 손이 가게 되어 있다. 이는 녹은 물이 전시의 일부를 이루는 대신, 이를 스태프들이 치우는 모습으로 확인 가능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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