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3.08.16 00:58


▲ 김웅용 작가 <You can run away screaming> 스틸 컷 [사진 제공=인사미술공간] 


김웅용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무성영화 같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불들은 점점 커지고 도깨비불 곧 ‘가상’은 점점 번져 간다. 시각을 잠식하며 시야를 상정할 수 없는 전체 스크린을 통해 촉각의 경계로 넘어간다.


이어 단편들을 전유하는 목소리는 헐거우며 그 자체로 시대-장르적 특유의 표지로써 단편들 위에 덮이고 이미지와 목소리는 불균질하게 차이를 벌리며 이 ‘확정적 견고한’ 목소리를 우스꽝스럽게 그 권위를 추락시키며 이미지들을 헐겁게 붙잡아둔다. 나아가 이미지들을 탄생시키는 현장의 분위기에 대한 포착을 또한 시차적으로 이 (진지한 것의 그 자체로의 패러디라는) 내용의 균열의 틈에서 발생시킨다.


 한편 신들은 파편적이고 단속적인데 무작위적 건너뜀을 통해 유추 불가능하게 한다. 이는 신 구성을 바꾸고 전체를 순서대로 전개하며 어떤 ‘틈’이 없는 온전한 상태를 만드는 것을 지양하는 것인데, 사실 그 전체라는 것 자체가 이미 부재하는 것이다.


 이 신들의 우발적인 제시의 측면과 또 지난 시대-장르적 전유의 평면 아래에서의 진행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그 부재에 대한 인식은 이미 충분히 획득되었으리라 보인다.


 마지막으로 화면들은 레이어들의 중첩을 통해 지난 시간을 현재의 시간에 심어 놓으며 과거로 돌아가는가 하면 이 과거-현재의 중첩된 시간 단위의 반복적 진행을 표면적인 구성 자체의 리듬으로까지 구가하기 시작한다. 또한 이 표면의 제시를 통한 매체 자체로 환원되는 측면도 있다. 


▲ 김웅용 작가 <You can run away screaming> 스틸 컷 [사진 제공=인사미술공간] 


김웅용 작가의 일련의 작품들은 영화의 최종 편집(우리가 보는 영화)과 달리 순서는 자의적으로 촬영의 편의를 따른 그것 자체로 진행되는 듯 보인다. 이처럼 영화가 실제로 촬영장에서 진행되는 순서로 제시되는 가편집본이 최종 편집본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순서의 섞임은 오히려 편집 이전에 일종의 영화에 대한 메타 정보(편집 지점)를 지정해 주면서 고유의, 아니 이전의, 편집 이전의, 날것으로서의 제시라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찍어놓은 것들 자체의 무의식적 펼침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전체가 순서대로 재구성되어도 ‘완전한’ 서사를 이룰지, 또 그것을 염두에 두고 찍은 것 후차적으로 교란시키는 편집을 한 것으로 볼지의 두 가지 사유의 지점은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 곧 잘못된 판단 지점이다. 그래서 이 교란된 순서와 편집, 완전히 제시되지 않는 영화가 모호하게 보이는 지점이 생겨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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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용 작가


작가가 전한 것처럼 70년대 확장 영화expended cinema에 대한 흥미, 곧 필름 자체가 하나의 영화가 되는 것으로부터 레이어 자체를 드러내는 방식이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순서의 달라짐 문제’는 영화를 본 이후 기억되는 것들이 달라지며 각 사람들마다 다르게 그것 역시 기억될 것이라는 해석을 더한다. 


(비고) “비디오릴레이 탄산”은 지난 해(2012년)를 시작으로 신진작가들이 주체가 되어 서로의 작업을 소개하고 공유하기 위한 비디오 스크리닝 프로그램이다. …… 인사미술공간과 함께 기획된 이번 제2회 비디오 릴레이 탄산은 지난 1회에 참여한 작가들이 2회 참여 작가를 초청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작가가 작가를, 비디오가 비디오를” 물고 이어지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영상 상영 이후, 해당 작가들의 라이브 인터뷰, 관객과의 질의응답의 순서가 마련된다.”_인사미술공간, <제2회 비디오릴레이 탄산>(7월 23일 ~ 8월 9일)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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