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3.04.08 01:04

자동 인형의 움직임이 주는 불편함


▲ 곽고은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판매를 위한 춤>: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이하 상동)


상품 미학의 현실을 무대화하기는 주요하게는 인간의 인조인간 내지 자동기계 인형 되기의 과정으로 드러난다. 곧 인간이 상품이 되는 것인데, 여기서 파생하는 뻣뻣한 춤은 나아가 작동되고 있음 그 자체일 뿐인, 가상의 존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저당 잡힌 형국으로 빚어지며 모종의 갑갑함을 안긴다. 


상상력 어린 재현은 표현을 창출하지만, 또한 표현은 재현의 가혹한 엄금의 현실을 냉소하지만, 그러한 차가운 생명력 자체는 어떠한 하나의 결과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실제 그런 결과를 빚는다), 동시에 하나의 춤의 무늬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느낌을 더한다.


디스토피아에서 차가운 유머로



쇼케이스 당시 소극장에서 이뤄지며 두 명의 무용수를 중심으로 점차 움직임들이 그로테스크하게 변화하는 형국에서 차가운 절단 음향이 난도질하는 카니발적 감각이 인형이 아닌 거꾸로 관객의 신체 덩어리를 분절하며 디스토피아의 세계와 마주하게 했던 것에서 많은 부분이 사라졌다.


곧 무대가 커지고 곽고은이 직접 현장에 끼어들자 이미 인형의 주름이 완벽하게 기입되어 있는 무용수들 가운데 뭔가 인간적인 체취가 짙게 풍기는 것에 더해 현실 재현과 냉소적 시선의 차이를 낳지 않는 반복의 측면의 진행으로 그 색을 완전히 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판매할 수 있는 춤은 그 제목처럼 판매될 수 없는 예술의 진정성이나 숭고함을 거론하기 전에(이미 시대적 전이를 읽고 드러낸다고도 할 수 있겠다) 춤을 상품미학의 근거에 입각해 재전유하려는 시도와 그에 대한 냉소적 시선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곽고은이 약간의 웃음 띤 사람에서 완전히 인형으로 넘어가지 않은 징후들을 남기며 붕 뜬 느낌을 가져가는 가운데 두 무용수는 거의 기계처럼 움직였는데 그 중 여자 무용수의 존재가 돋보였다. 강인한 인상에 흐트러짐 없는 동작, 단단한 뻣뻣함에 홀로 숨차 하지 않는다.


'전시가치'와 '스캔의 마법술'



물광-아우라라는 상품에 대한 페티시즘적 기제, 마네킹과 같은 모델로서 인간은 벤야민의 아우라 개념과 함께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전시가치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인공지능 기계의 내레이션은 정영두 작품의 인트로 내레이션으로 등장하는 목소리와 거의 같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오마주 성격을 띠는데 정영두 작품에서 인간의 연약함을 우스꽝스럽게 비꼰 이 목소리가 인류의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는 데 비해 곽고은이 채택한 목소리는 상품 광고들의 단편들로 현재를 사상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내레이션에서 분절된 단어들로 거듭나며 그 인공지능의 분절화되어 작위적이면서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 말들은 극을 파고든다. 아트 스펙터클 등의 개념을 넘어가며 스크린은 이 상품이자 모델들의 동시에 인조인간 목소리가 일종의 자기 지시적 언설이라는 점에서 그 인조인간의 같은 종으로서 있는 세 존재들의 실질적 형식으로서 일종의 바코드와 같은 정보를 읽어내는 스캔 작용을 보여준다. 


이는 단지 색의 변화이지만 마법같이 이 상품을 한번 정보화하고 또는 정보체임을 드러내며 또 다른 움직임 곧 다른 상품의 존재로 변화케 한다. 일종의 스캔의 마법술인 셈이다.


앞선 인공지능의 내레이션에는 "떠오르는 스타"도 있다. 이 무대의 전체 제목인 라이징 스타의 축자적인 재현인 셈이다. 


인형들의 움직임이 고행이 될 때


절단 음향 대신 트랜스는 금빛 가루를 이들 상품에 바르고 상품의 배송에 있어 충격을 완화할 둥그렇고 자잘한 스펀지와 같은 것들을 무대에 뿌린 후 이것들이 점착성 있는 금빛 가루에 붙어 고행 어린 인형들의 몸짓으로 이어질 때 온다. 


이 인형들에 금빛 가루를 칠하고 또 멈춘 상태에 있는 인형을 중간에 움직일 수 있는 간극을 열고 계기를 만드는 스태프가 등장하는데 이는 무대 바깥에서 무대를 성립시키는 하나의 규칙으로 수용되지만 마지막까지 이러한 구문이 지켜지는 것은 다소 작위적으로 비쳐졌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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