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2.07.14 16:25

일기에서 탄생의 시점으로

▲ 조희경 [사진 제공=서울변방연극제]

조희경은 어둠 속 조명의 은근한 빛에 감싸여 자신의 전기biography를 읊조린다. 단순한 이력이라기보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어둠에서 자신의 내밀한 속을 들여다보는 것에 가깝다. 이는 보기보다 듣기에 가까운 조건이다.

어둠의 공간, 실재가 눈두덩에 옮아 허덕이는 빛-의식이 점점 잠겨갈 때 조희경은 눈을 감고 어린아이 보살의 은은한 눈을 감음으로 아이의 평온한 미소를 구현하며 자신의 엄마와 대면한 첫 순간을 어머니의 눈에 현시되는 존재로 기록한다.

과거의 기억과 삶의 비유

무릎을 꿇고 아장아장 걸음으로 공간을 옮긴다. 거기서 남자친구와의 행복했던 과거를 기입하고, 이어 설치된 종이 오브제로 옮겨 몸을 추어 올려 서고 원뿔 모양의 도형으로 펼쳐진다. 그녀는 이상한 생명체로 그 종이-천 안에 육면체 구조물을 은폐하고 서 있었고 그래서 그 키가 더 커진다.

이 종이는 그 가장 상승된 지점의 매끄러운 정점에서 일순간 형체 없는 듯 최대한도로 수축한다. 이는 인생에 대한 강한 상징적 비유에 가깝다. 힘겹게 펄떡이며 온갖 생채기로 현실의 주름을 만들어 가며 오르는 한 순간에서 그 흔적들을 일순간 커다란 하나의 흔적을 남기는 동시에 소멸한다.

현존의 숨

그녀는 비로소 진면목을 남기며 이 종이를 자신의 허리춤에 묶으며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고 전자음의 반향과 잔향이 거듭되는 가운데 입을 최대한 힘껏 벌리고 무언의 정적에서 악씀을 형상화한다. 입은 힘겹게 다물어지고 이내 커다란 자장의 힘 아래 다시 벌어진다.

입의 벌림은 이 음악을 정적의 순간, 어떤 이명의 형태로 수용하게 하고 한편 메아리처럼 울리는 음악에 이 춤이 다른 어떤 멈춤의 이미지들로 현상됨을 의미한다. 온 몸에 힘을 주고 들숨의 멎음에서 쏟아내어 날숨을 또한 가시화하며 또 그 발산의 입구가 온 몸을 긴장시켜 하나의 덩어리 신체를 만들고, 이것의 뻗어나감과 빨려 들어감의 무한 떨림과 혼란의 지점에서 ‘숨’은 무대에 체현된다.

판의 변전

조희경은 무대 뒤쪽으로 사라져 몸을 관객과 등져 관객의 응시를 연장시키고 관객의 보기를 모두의 보기로 무화시키는 시선의 무화된 지경에서 그녀는 입의 여닫음을 줄이고 발 구름의 크기를 크게 하며 몸의 변전과 판의 바꿈을 시도한다.

플라멩코 계열 춤의 유사성을 띠면서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얼굴 그로부터의 몸의 궤적으로, 플라멩코를 탈코드화시키는 한편 이 장르적 춤의 흥겨운 리듬이 남아 몸을 또한 신나게 추동한다.

에고에서 벗어나기

나의 몸과 집을 마지막에 부르짖던 조희경은 이 종이(집)를 탈출해 무대를 만든다. 여기 자유로움과 스스로로부터의 탈출의 낯섦이 있다. 내 방과 바깥, 내 그림과 춤, 그녀는 고개를 젖히고 바람에 동화된다. 숨은 이 넓은 대기를 상정하며 그녀 몸의 모든 것들을 포괄한다. 방 바깥과 안의 다름 인지‧깨달음은 공간에 대한 인지이기도 하지만, 탈 자아에서 타자로의  착지이기도 하다.

조희경은 마지막에 무대에서 한 점으로 미약하게 이 안에 있다. 곧 달라진 변화된 나로서 관객을 마주한다.


[공연 개요]

공연(무용) 초연

소요시간 45 분

관람연령 12세 이상

티켓유무 20,000
춤 창작/공연_조희경
미술감독_이수연
음악감독_박재록
무대감독_류은율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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